혼자 떠난 유럽 배낭여행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자 선물이었습니다. 용기가 필요했지만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파리의 거리에서 로마의 유적지까지, 스스로 계획하고 부딪히며 얻은 경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값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경험한 파리와 로마 여행 이야기, 그리고 그 여정을 만들기까지의 일정 구성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파리의 첫날, 낯선 설렘과 자유
혼자 비행기에 몸을 실은 날,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처음 마주한 파리는 상상보다도 더 낭만적이었고, 동시에 조금은 차가운 도시였습니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RER 기차 안,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이 마치 영화 같았습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에펠탑이었고, 그 거대한 철 구조물을 앞에 두고 말없이 앉아 있던 시간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혼자였기에 더 용기 내어 길거리 크레페도 먹어보고, 뤽상부르 공원 벤치에 앉아 일기장을 꺼내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정말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미로 같은 전시관을 거닐던 때였습니다. 길을 잃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진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파리는 그렇게 저를 천천히, 그러나 깊이 끌어안아 줬습니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로마
파리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로마에 도착한 순간, 완전히 다른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로마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았습니다. 콜로세움 앞에 섰을 때, 제 자신이 아주 작은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돌길을 걷다 보면 어디선가 웅장한 종소리가 울리고, 길모퉁이에서 맛본 에스프레소 한 잔에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하루는 현지 시장에서 올리브와 치즈를 사서 트라스테베레 강변에서 혼자 피크닉을 즐겼습니다. 여행을 하며 느낀 건, 혼자라는 사실이 결코 외로움으로 이어지지 않고 혼자지만 꽉 찬 마음이었습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줬고, 여행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들과의 짧은 대화가 삶의 에너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로마는 저에게 그렇게 다채로운 감정을 안겨준 도시였습니다.
일정을 직접 짜며 배운 여행의 기술
처음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고민됐던 건 ‘일정 짜기’였습니다. 숙소, 교통, 관광지 간 거리, 하루 동선… 혼자였기에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해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여행의 진짜 재미를 느꼈습니다. 제가 사용한 팁 중 하나는 ‘3박 이상 머무르기’ 전략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도시를 욕심내기보다, 한 도시에서 여유 있게 머무르며 ‘그곳의 리듬’을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파리에서는 주 2회 무료입장이 가능한 루브르에 날짜를 맞췄고, 로마에서는 미리 예약 가능한 바티칸 투어를 놓치지 않고 즐겼습니다. 또한, 구글맵에 제가 가고 싶은 장소를 미리 저장해 두고, 이동 동선을 짜는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카페나 휴식 포인트도 넣어두면 미리 준비할 수 있어 훨씬 덜 지치고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만든 일정이었지만, 그래서 더 자랑스럽고 소중한 여정이 됐습니다.
혼자 떠난 유럽 배낭여행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직접 계획하고, 걷고, 마주한 모든 순간이 저를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언젠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두려움 너머엔 분명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