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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이스트 친환경 여행

by love6967 2025.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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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이스트 친환경

 

여행이란 본래 자유와 해방의 다른 말이지만, 그 안에 책임이라는 단어를 함께 넣는다면 그건 곧 ‘제로이스트 친환경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됩니다. 저는 최근 작은 가방 하나로 2박 3일간 플라스틱 없이, 일회용 없이,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하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여정은 불편하기보다 오히려 더 깊고,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이 되어주었습니다.

출발 전, 짐 싸기부터 제로웨이스트로 시작하다

제로이스트 여행은 짐 싸는 순간부터 철학이 시작됩니다. 저는 백팩 하나에 다음과 같은 물건만 담았습니다:

  • 스테인리스 텀블러
  • 대나무 칫솔
  • 고체 샴푸바
  • 천가방 1개
  • 손수건 2장
  • 접이식 수저세트

기존의 여행 준비처럼 여벌의 화장품 샘플, 일회용 클렌징 티슈, 페트병 생수 등은 아예 제외했습니다. 대신, 고체 비누는 여행 내내 잘 녹지도 않고, 냄새도 은은해서 참 유용했고, 텀블러 하나로 카페에서 할인도 받으며 플라스틱 컵을 단 1회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가방은 가벼웠지만, 의식은 더욱 묵직한 출발이었습니다.

환경과 조화된 숙소와 식당을 선택하다

이번 여행지는 강원도 양양이었습니다. 제가 고른 숙소는 제로에너지 건축 원칙을 지킨 펜션으로, 태양광을 사용하고, 샤워기 수압 절감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일회용 어메니티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주인장께서 “우리 숙소는 텀블러 가져온 손님에게는 커피를 무료로 드려요”라고 하셨을 때, 이 작은 행동 하나에 얼마나 큰 철학이 담겨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는 대부분 로컬 재료 중심의 비건 식당에서 해결했습니다. 양양에는 ‘제로플라스틱’ 선언을 한 카페도 있고, 용기를 가져오면 할인해 주는 샐러드 바도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처음으로 ‘소비가 아니라 선택’이 환경을 바꾼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연을 소비하지 않고 ‘존재’하는 여행을 하다

우리는 종종 풍경을 ‘소비’합니다.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고, 인증을 위해 무언가를 남깁니다. 하지만 이번 제로이스트 여행에서 저는 ‘기록보다 감상’이 우선된 여행을 했습니다.

백사장을 걷다가 주운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천가방에 모았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수첩에 손글씨로 감상을 적었습니다. SNS에 올릴 멋진 사진보다, 그날의 바람 냄새와 햇살의 온도를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역 플로깅 행사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 시간 동안 저는 여행자이기보단 지역을 위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한 주민이 제게 말했습니다. “이런 여행자, 정말 오래 기억에 남아요.”

제로이스트 여행, 불편함이 주는 깊은 여운

제로이스트 친환경 여행은 쉽지는 않았지만 전혀 불편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많이 ‘느끼고’, 더 적게 ‘버리게 되는’ 여행이었습니다.

소비가 아닌 선택, 기록이 아닌 기억, 불편이 아닌 공감. 그 모든 것이 이번 여행을 완성시켜 준 키워드였습니다.

만약 여러분도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를 꿈꾼다면, 그 속에 조금의 책임을 담아보시길 권합니다. 제로이스트 여행, 그것은 자연과 나 모두를 위한 가장 조용한 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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