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지만, 그 안에는 한옥마을 외에도 숨은 명소들이 많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여름 한정의 시원한 액티비티인 전주 덕진 워터랜드와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전주 동물원을 하루 만에 모두 다녀왔습니다. 제주 여행에서 착안한 변칙적인 동선을 적용해, 전주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과 각 장소의 매력을 비교해 드립니다.
오전, 뜨거운 여름을 식혀주는 덕진 워터랜드
여행 첫날 아침, 전주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덕진 워터랜드로 향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햇살이 쏟아지는 걸 보니 오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대형 슬라이드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멀리서도 들렸습니다. 티켓을 끊고 입장하자마자 바로 대형 파도풀로 갔습니다. 인공 파도가 시작되자, 발밑에서부터 밀려오는 물결이 몸을 감싸며 더위를 잊게 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는데, 어린아이들은 유아풀에서 튜브를 타고, 어른들은 파도풀 옆 선베드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형 튜브 슬라이드를 꼭 타보고 싶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내려다본 전경은 마치 놀이공원 관람차 꼭대기에 오른 듯했습니다. 순간 긴장감이 밀려왔지만, 출발과 동시에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몇 초 만에 물속에 풍덩 빠져들었습니다. 온몸이 물에 잠기는 그 순간, ‘이 맛에 워터파크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진 워터랜드의 또 다른 매력은 덕진공원과의 인접성입니다. 물놀이 후 바로 옆 공원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는데, 연못과 나무 그늘이 잘 어우러져 금방 피로가 풀렸습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여름 한정 운영이라 겨울 여행에는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후, 자연 속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 – 전주 동물원
점심은 전주 시내 전동성당 근처의 로컬 식당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었습니다. 시원한 국물 덕에 오전 물놀이로 지친 몸이 금세 회복되었습니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전주 동물원으로 향했습니다. 동물원 입구는 주말이라 꽤 붐볐습니다. 하지만 입장 후 안쪽으로 들어가니 곳곳에 그늘과 벤치가 있어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기린 우리였습니다. 긴 목을 우아하게 흔드는 모습이 마치 모델이 런웨이를 걷는 듯했습니다. 다음은 맹수 구역으로 향했습니다. 호랑이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고, 사자는 천천히 우리 안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유리 너머에서 바라보니 그 크기와 위엄이 확 느껴졌습니다. 또, 파충류관에서는 처음 보는 대형 뱀과 알록달록한 도마뱀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관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나무늘보 구역이었습니다. 천천히 나뭇가지를 잡고 움직이는 모습이 묘하게 힐링이 되었고, 옆에 서 있던 다른 관람객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여름에도 시원하게 관람할 수 있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제주 여행에서 착안한 전주 여행 동선
이번 전주 여행 동선은 흔히 알려진 ‘한옥마을 중심 코스’가 아니었습니다. 제주 여행에서 아침에는 바다 액티비티, 오후에는 한적한 오름 산책을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 전주에도 그대로 적용해 보았습니다.
여행 루트
- 아침: 전주역 도착 → 덕진 워터랜드에서 3시간 물놀이
- 점심: 전동성당 인근 식당에서 로컬 음식(콩나물국밥, 비빔밥)
- 오후: 전주 동물원에서 2~3시간 여유롭게 관람
- 저녁: 객리단길 카페 거리에서 디저트와 커피, 전주 야경
이 동선의 장점은 오전에는 에너지를 쓰는 액티비티를, 오후에는 편안한 산책과 관람을 배치해 피로도를 낮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하루가 알차게 채워졌고, 지루함 없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곳 모두 매력이 뚜렷했습니다. 여름철이라면 시원한 물놀이가 가능한 덕진 워터랜드가 더 매력적이었고,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나들이 장소로는 전주 동물원이 우세했습니다. 저는 하루에 두 곳 모두 방문했기에 전주의 또 다른 면모를 한 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절과 동행하는 사람, 그리고 여행 목적에 따라 선택하거나, 여유가 된다면 두 곳을 모두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주는 단순히 전통만 있는 도시가 아니라, 활동과 휴식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완성형 여행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