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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숙소 vs 풀빌라, 여름 휴가 어디가 더 시원했나?

by love6967 2025.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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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풀빌라

 

2025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피해 제주도에서 각각 다른 숙소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첫날은 바다 바로 앞 게스트하우스, 이틀째는 중산간 마을의 독채 풀빌라. 두 곳 다 매력적인 공간이었지만, 실제로 체감한 ‘시원함’과 휴식의 질은 꽤 달랐습니다. 휴가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건 단지 숙소의 외관이나 뷰가 아니라, '그 공간에서 얼마나 쿨링되는가'라는 것을 느낀 경험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파도 소리와 에어컨, 바다 앞 숙소의 이중 효과

첫날은 제주 함덕 근처에 있는 바닷가 앞 게스트하우스에 묵었습니다. 말 그대로 도보 1분 거리에 해변이 있었고, 발코니 문만 열면 파도 소리가 실시간으로 들렸습니다. 뷰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새벽녘에는 잠결에도 바람 소리에 잠에서 깰 정도로 자연과 가까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시원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달랐습니다. 바닷바람이 계속 불긴 했지만, 한낮에는 벽에 열기가 그대로 전달돼 실내가 금세 더워졌습니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었고, 습도도 높은 편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땀이 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창문을 열어두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정말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름다운 여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었고, 해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아무 계획 없이 앉을 수 있는 벤치 하나가 주는 여유도 그 숙소의 연장선이었습니다.

나무 그늘과 냉기 도는 공기, 중산간 풀빌라의 의외성

이튿날엔 서귀포 중산간에 위치한 독채 풀빌라로 이동했습니다. 표선과 남원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고, 바다와는 직선 거리로 6km 이상 떨어져 있었지만 오히려 ‘시원함’이라는 면에선 이곳이 한 수 위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해발이 높다 보니 기온 자체가 낮았고, 무엇보다 조용한 숲 사이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공기 온도가 달랐습니다.

풀장은 실외였지만 그늘막과 바람 덕분에 햇볕을 피한 채로 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고, 실내 온도도 거의 에어컨을 틀 필요가 없을 정도로 쾌적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아침. 창문을 열자마자 솔잎 향과 함께 서늘한 공기가 방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따뜻한 커피 대신, 차가운 오미자차를 한 잔 마시며 밖을 바라봤는데요. 그 순간만큼은 ‘이대로 하루를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했습니다.

감성은 바다, 체감은 풀빌라

이틀을 연달아 숙박하면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고, 제 기준에서는 ‘감성의 여운’은 바다 숙소가, ‘체온 조절과 휴식’은 풀빌라가 더 인상 깊었습니다.

바다 앞 숙소는 분명 시각적인 만족도가 높고, 제주도라는 여행지에 대한 감정을 풍부하게 자극합니다. SNS에 올릴 사진도 더 예쁘게 나왔고요. 하지만 물리적으로 ‘시원했다’라고 말하긴 어려웠습니다.

반면 풀빌라는 외부와의 교류는 적지만, 진짜 쉬고 싶을 때 필요한 모든 조건을 조용히 갖춘 곳이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가는 시기에는, 오히려 도시보다 더 시원한 자연 속 그늘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여름 여행에서 진짜 ‘시원함’을 원한다면

여행은 결국 취향의 문제지만, 만약 목적이 ‘폭염을 피하자’라면 저는 바다보다 중산간 풀빌라 쪽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공기가 시원했고, 휴식의 질도 높았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감성적으로 풍요롭지만, 습도와 사람, 소음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더 피로할 수 있습니다. 반면 풀빌라는 혼자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자, 시원함 그 자체였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어쩌면 ‘시원한 한순간’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순간을 진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다음 여름엔 바다보다 숲을 향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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