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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이 가능한 근현대사 박물관 마을여

by love6967 2025.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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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 장항 다큐멘터리 마을

 

뻥튀기 기계의 리듬소리, 흑백 화면 속 흐릿한 뉴스, 낡은 창틀이 내던 삐걱임. 그 시절의 풍경은 단순히 추억을 넘어 지금도 선명하게 존재하는 어린 시절 기억입니다. 최근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일상을 테마로 한 '근현대사 박물관 마을'을 중심으로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잠시나마 과거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 살아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1. 과거를 그대로 안은 '세월의 마을'

처음 찾은 곳은 충남 서천의 ‘장항 다큐멘터리 마을’이었습니다. 이곳은 1960년대 어촌 마을을 기반으로 조성된 작은 거리인데, 실제 거주하던 주민들의 주택과 상점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살아있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양은냄비, 주전자의 색, 그리고 마을 어귀에 남아 있던 옛 국밥집 간판이었습니다. 그 모든 물건이 전시를 위한 장식이 아니라, 과거의 모습 그 자체라는 점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단순히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시절 식사를 체험하거나, 라디오에 귀 기울이며 과거로 돌아가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위적인 관광지보다 조용하고, 사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2. 교복을 입고 걷는 ‘1980년대 학교길’

다음 방문한 곳은 경기도 양주의 ‘장흥 근현대생활사 전시관’이었습니다. 내부가 1980년대 시골 초등학교를 그대로 복원해 놓은 구조인데, 교복을 대여할 수 있어 그 시절 학생처럼 복장을 갖추고 관람할 수 있어 마치 과거의 나로 돌아가서 신기했습니다.

낡고 작은 나무책상, 종이 위에 적힌 삐뚤어진 글씨체, 삐걱거리는 나무문짝까지 정말 세심하게 재현돼 있었습니다. 특히 수업시간 벨소리나 옛날 교가가 실제로 흘러나오는 체험형 콘텐츠는 마치 과거 교실 안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주어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체험관 곳곳에는 그 당시의 교복, 신문기사, 생활용품이 준비되어 있어 학창 시절을 겪었던 부모 세대는 향수를, 젊은 세대는 신기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세대 간 공감과 대화를 유도하는 공간이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세대가 하나가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3.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만나는 아날로그 느낌

마지막 코스로 떠난 곳은 전북 군산의 ‘근대역사박물관’과 그 주변 근대 골목길입니다. 군산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현대사의 문화 흔적이 잘 남아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건물 하나하나가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품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1950~1970년대 지어진 이발소, 다방, 사진관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일부는 카페나 전시관으로 재건축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외형은 철저히 원형을 유지하여, ‘복고풍’이 아닌 진짜 시간의 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초원사진관’은 한석규와 심은하 배우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내부에 들어서면 그 시대의 온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공중전화 부스와 주전자 난로 등 당시 물건들이 거리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고 길거리에는 1970년대 표어가 붙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과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근현대사 박물관 마을 여행은 단순히 과거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감정과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여행'입니다. 1950~1980년대를 테마로 한 이 여행은 SNS용 사진보다는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는 여행입니다. 익숙한 여행이 지겨워졌다면, 한 번쯤은 멈춰진 시간을 걷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과거와 마주해 보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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