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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 국내 여행지 TOP 3

by love6967 202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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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제천 장미터널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은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져 여행의 재미가 배가 됩니다. 하지만 검색만 하면 나오는 유명 여행지는 다녀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곤 하죠. 저는 실제로 직접 다녀온,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국내 소도시와 자연 여행지를 계절별로 정리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각 계절의 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로컬 여행지 위주로 추천하니, 새로운 장소를 찾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봄: 경북 청도, 매전면 벚꽃길

봄에는 벚꽃이 빠질 수 없지만, 사람들이 너무 몰리는 여의도나 진해 같은 곳은 오히려 피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봄 여행지는 경북 청도군 매전면의 작은 시골 벚꽃길입니다. 이곳은 관광지로 조성된 곳이 아니라, 실제로 주민들이 오가며 사용하는 농로 옆 벚나무들이 자연스럽게 만든 풍경입니다.

벚꽃이 절정이던 4월 초, 저는 경산에서 청도로 향하는 국도를 따라 천천히 드라이브했습니다. 청도 시내를 지나 매전면으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는 논과 밭, 오른쪽으로는 벚꽃이 만개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특히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며 웃고 지나가고, 동네 어르신들이 벤치에 앉아 쉬는 그 모습마저 여행의 일부로 느껴졌습니다.

벚꽃 아래로 작은 냇물이 흐르는데, 발을 담그며 앉아있던 그 평화로운 시간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근처에는 청도 와인터널, 청도역 등도 있어 하루 코스로 여유 있게 다녀오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잊을 수 없는 조용한 봄날을 보낼 수 있습니다.

여름: 충북 제천, 탁사정 계곡

무더운 여름에는 계곡이 최고죠. 하지만 대부분의 계곡 명소는 주차난과 인파로 인해 피서보다는 피곤함만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낸 여름 피서지는 충북 제천시 덕산면에 위치한 탁사정 계곡입니다.

이곳은 내비게이션에도 잘 안 나오는 외진 장소인데, 차를 세우고 좁은 산길을 걸어 10분쯤 내려가면 맑은 물이 고여 있는 천연 계곡과 바위지대가 펼쳐집니다. 저는 작년 7월 이곳에서 1박 캠핑을 했습니다. 모닥불을 피우고, 밤엔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별을 보는 그 감성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물이 얕고 맑아서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도 좋고, 그늘이 많아 한낮에도 시원한 바람이 흐릅니다. 근처에 음식점이나 상점은 거의 없기 때문에 도시락, 생수, 캠핑의자 등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사람의 손이 많이 닿지 않아 자연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가 닦아놓은 관광지보다는, 진짜 ‘자연 속으로 떠나는 느낌’을 주는 여름 여행지였습니다.

가을/겨울: 강원 정선, 아우라지에서 고한까지

가을과 겨울엔 자연 속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코스가 좋습니다. 제가 가장 감동 깊게 다녀온 계절 여행지는 강원도 정선의 아우라지~고한 구간입니다.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엔 눈 내린 풍경이 장관인 이 루트는 자동차보다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하며 느긋하게 여행하는 게 더 좋습니다. 저는 아우라지역에 도착해 고한까지 약 20km를 2박 3일에 걸쳐 걸었습니다. 걷는 도중 ‘정선 5일장’을 들러 지역 음식도 맛보고, 할머니께서 직접 담근 더덕장아찌와 인절미도 사서 배낭에 챙겨 왔습니다.

아우라지강변에 앉아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은 여느 카페 분위기보다 훨씬 특별했고, 고한역 근처에는 폐광을 개조한 마을 미술관과 카페가 있어 여행을 감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은 지역이라 눈꽃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데, 관광객이 몰리는 평창이나 속초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짜 겨울의 정취’를 느끼기 좋은 명소입니다.

한국의 여행지는 여전히 넓고 깊습니다.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풍경과 감정들이 작은 시골길, 한적한 계곡, 조용한 산골 마을에서 피어납니다. 이번 사계절 여행을 통해 저는 자연의 색뿐만 아니라 그 안에 스며든 사람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지도에서 너무 크게 보이지 않는 장소’를 한번 찍어보세요. 가장 평범해 보였던 그곳이, 오히려 가장 특별한 계절의 기억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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